법의학은 형법을 집행하는 도구이지만 동시에 과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법의학은 두 분야의 전문성을 모두 활용하겠다는 태도로 접근해야 합니다. 하나의 분야에만 신경을 쓰면 시야가 좁아지고, 사실 관계를 부정확하게 파악하게 됩니다. 무덤에서 파낸 시신에서 치사량의 독약이 검출되었을 때, 형법의 잣대만 들이대면 수사관은 가장 가까운 유족을 살인범으로 단정 짓게 됩니다. 하지만 과학의 잣대로 시신을 둘러싼 흙과 환경을 분석하면 범죄가 아닌 자연의 물리적 현상일 가능성이 열립니다. 두 시선이 교차하지 못하면 과학은 역설적으로 가장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어냅니다. 이번 기록에서는 시신 자체만이 아니라 주변의 환경까지 의심해야 하는 법의학의 서늘한 양면성을 다룹니다.이 기록의 핵심 지표1. 형법의 성급함과 과학의..